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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019

-[MLB스타맛집] 박찬호의 맛집, LA 소공동 순두부

소공동 순두부 ©dodgernation.net


다저네이션의 MLB스타맛집. 오늘은 박찬호의 맛집, LA 소공동 순두부 편입니다. 무려 9시즌을 LA 다저스 소속으로 뛰었던 박찬호는 LA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날이면 경기 전이나 경기 후, 아무때나 상관없이 자주 이곳을 들렸다고 합니다.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소공동 순두부. 한인타운 중심을 관통하는 올림픽길(Olympic Blvd.)에 위치한 이곳은 교통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방문을 한다면 잘 못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유인 즉슨 건물 구석에 위치한 식당의 특성상 밖에서 봤을 때 잘 안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LA에는 이곳 말고도 무수히 많은 여타의 순두부 집들이 성업 중입니다. 미국 전역에 여러개의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북창동 순두부'를 필두로 웰빙 시대를 맞아 여러 순두부 집들이 자리를 잡은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LA 소공동 순두부는 화려함은 없지만 많은 입소문과 함께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순두부 식당입니다.




식당 내부는 소박한 모습입니다. 한인타운에서 꽤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식당답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입니다. 



여타의 순두부 집들처럼 그 흔한 콤보 메뉴도 보이지 않는 단촐한 메뉴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순두부에 대한 확실한 고집과 맛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참고로 박찬호는 이곳에 오면 메뉴에 없는 음식도 먹었다는 후문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두부에 대한 인기가 아주 높습니다. 웰빌 열풍을 타고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런 트렌드에 발 맞추어 미국 곳곳에서는 두부를 재료로 성업 중인 음식점들이 많이 늘어난 모습입니다. 










돌솥에 나오는 밥과 함께 기본적인 밑반찬들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우측에 보이는 날계란은 순두부에 몸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런식으로 돌솥에서 밥을 덜어내면 곧바로 뜨거운 물을 부어서 숭늉을 만들어 냅니다. 순두부로 식사를 한 다음 입가심으로는 그만입니다.



드디어 보글보글 맛있게 끓고있는 순두부가 나왔습니다. 기호에 따라 매운 정도를 조절해서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주소: 2716 W Olympic Blvd. Los Angeles, 90006
-메뉴: 순두부 찌개, 순두부 샐러드
-전화: (213) 380-3737



*다저네이션의 에필로그
박찬호가 한창 다저스에서 뛰던 시절에는 야간 경기가 끝나면 전화를 걸어 문닫기 전에 미리 예약을 했던 곳. 즉 늦은 시간에도 그가 자주 찾았던 음식점으로 알려진 곳이 바로 LA 소공동 순두부입니다. 전성기 시절 박찬호는 이곳에서 음식을 먹으면 경기가 잘 풀린다는 징크스까지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또한 이곳은 한국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기자들과 프로 야구팀 관계자들이 LA에 들리면 자주 들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야구인들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노모 히데오를 비롯한 많은 일본 선수들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한인타운 식당들과는 달리 그 흔한 박찬호 싸인 한장 안보이는 LA 소공동 순두부. 유명 선수들의 이름을 팔아서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주인의 의지 만큼이나 맛에 대한 깐깐한 고집은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로스앤젤레스/©다저네이션
dodgernationkorea@gmail.com












1/07/2019

-[MLB토크] 박찬호, 채드 크루터를 고소하다.(by TMZ.COM)


요즘 연말이라서 이것저것 바쁘게 지내고 있는 가운데 포스팅을 할 여유가 없네요. 그런데 오랜만에 포스팅이 하필이면 별로 유쾌하지 않은 내용이라서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내용인즉슨, 한국 언론에서도 보도가 되었다시피 박찬호가 옛 동료 채드 크루터를 채무 문제로 LA 카운티 대법원에 고소 했다는 사실입니다. TMZ.COM이 최초 보도를 했고, 내용은 단신 수준입니다.

채드 크루터는 박찬호에게 2005년에 돈을 빌려갔다고 합니다. 이때 크루터는 promissory note, 즉 우리말로 하면 약속어음을 써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29만 달러를 한번에 갚은게 전부라고 합니다. 대게 영어로는 줄여서 "note"라고 표현하는데 빌려간 돈을 정해진 기일까지 갚겠다는 일종의 보증으로 보시면 됩니다. 현재 크루터는 17만달러를 상환하지 못한 상태고, 이 돈이 이자까지 붙어서 22만 6358달러 76센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적인 마인드로 접근해보자 
일단 채무관계로 법의 힘까지 빌려서 해결을 봐야할 당사자들이 다른 이들도 아닌 박찬호와 채드 크루터라는 사실. 이점은 상당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박찬호는 지금까지 돈도 많이 벌었을텐데, 겨우(?) 17만 달러 가지고 이러는게 보기 안좋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는 그들의 정서상, 이번일을 가지고 박찬호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 정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엄청난 액수의 소송으로 까지 번지는 미국이죠. 그런 것들에 비하면 이번 박찬호의 소송건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권리 찾기라는 시각입니다.

즉, 야박하고 너무하지 않냐는 의견을 피력하기 전에,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자신이 내세워야 할 유무형의 자산을 지키겠다는 박찬호의 입장을 마냥 나무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돈이 궁하기도 했을 법한 크루터
레전드 드래프트로 알려진 1985년도 드래프트 출신인 크루터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메이저리그 경력 16년을 채웠던 베테랑입니다. 그리고 2003년을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게 됩니다. 그후 그는 2007년 야구명문 중에 하나인 USC 야구팀 감독으로 부임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2004년~2007년은 공백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 그는 박찬호에게 돈을 빌렸습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16년이나 되지만 크루터의 수익은 여타 메이저리그 스타들보다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통산 샐러리는 800만불이 조금 넘는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 보다야 훨씬 많이 벌었다고 볼 수 있지만, 메이저리거로서 10년 넘게 활동했던 선수치고는 진짜 얼마 못 번 수준입니다.

그는 메이저리그 은퇴 이후 사업에 손을대기 시작 했다는데, 그때 여기저기에 돈 쓸 일이 많았나 봅니다. 때문에 바로 그 시점에 선수생활 친분을 유지했던 박찬호에게 손을 벌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수시절 함께 뛰면서 좋은 기억도 많았고, 크루터가 은퇴후에도 박찬호는 크루터가 감독으로 있는 USC 야구팀에서 훈련하는 등 좋은 친분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그저 안따까울 따름입니다.


최초 보도를 한 TMZ.COM은 어떤 곳인가
이번 박찬호와 크루터의 소송건을 최초로 보도한 곳은 미국의 연예전문 방송/웹사이트 TMZ입니다. 천하의 LA 타임즈도 TMZ의 기사를 인용한걸 보면 역시 이런 지저분한(?) 쪽에는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긴지는 얼마 안되었지만(2005년 설립) 그동안 굵직 굵직한 연예/가쉽거리를 발빠르게 보도하며 사세확장을 했던 TMZ는 각종 파파라치와도 연계되어 있고, 이바닥에서는 알아주는 회사입니다. 

TV에서도 자체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는 TMZ는 그동안 MLB 스타들도 상당히 자주 다뤘습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영상들만 해도 배리 지토가 여자들과 놀다가 걸린 것 등 다수의 작품(?)을 선보였던 곳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토는 문란한 여자 문제도 성적부진에 한 몫을 했다고 봅니다.) 

스타들의 뒷얘기 등을 다루기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런 소송거리 정도는 쉽게 밝혀내서 아무렇지 않게 보도를 하는 곳입니다. 굳이 좋게 보자면 박찬호가 유명인사에 포함되기에 짧막하게나마 보도가 되었다고 보는게 박찬호 팬들에게는 정신건강에 좋을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다른 선수도 아닌 전성기를 함께보낸 크루터와 이런일이 벌어지니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본 내용은 2009년 12월 24일 다저네이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된 포스팅입니다. 

/로스앤젤레스/©다저네이션
dodgernationkorera@gmail.com






















12/26/2018

-[MLB토크] ‘영원한 다저(Dodgers)’ 노모 히데오



다저스타디움 3층 기둥들 한켠에는 과거 다저스 레전드 선수들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그리고 동양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노모의 사진이 이들과 함께 숨을 쉬고 있습니다. ©다저네이션



아직까지 국내 정서상 일본 선수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선입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일본 선수에 관한 호불호를 논할 때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는 일부 팬들의 응원을 넘어선 찬양 수준까지 치닫고 있는 이치로에 대한 맹목적 사랑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가끔 국내 야구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이런 분들이 보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분들 때문에 일본 선수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호감을 표시하려고 해도 똑같이 매도당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봅니다.

그동안 다저네이션은 일본 선수라고 해서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다고 말씀드리는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특출난 기량을 가지고 있는 일본 선수들을 접하게 되도 어디까지나 야구 선수로서 대단함을 인정하고 호감을 표시할 뿐, 그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한 선수 만큼은 아직도 가슴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입니다. 이미 국내 언론에서도 보도가 되었지만 이곳 시각으로 13일, MLB.COM에서는 2014년 명예의 전당 후보에 처음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열거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노모의 이름도 거론이 되었습니다.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노모의 통산 성적은 그리 주목을 받을만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메이저리그 12년 통산 123승 109패 4.24의 방어율은 여타의 명예의전당 멤버들과 견주어 보면 보잘 것 없습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100% 수긍은 못할지라도 한 번쯤 이름 정도는 충분히 거론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일단 통산 123승이 모두 선발승입니다. 여기에 16번의 완투와 9번의 완봉승이 더해지는데 하이라이트는 모두가 알다시피 양대리그에서 거둔 두 번의 노히트노런입니다. 동양인으로서는 당연히 최초였고, 메이저리그 전체 역사로 봐도 통산 5번째에 이름을 올리는 대기록이었습니다. (혹자들은 이 기록 하나만으로도 명예의 전당 후보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자격은 갖춘셈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일본인 메이저리거로서는 처음으로 홈런을 친 선수이기도 하며, 1995년도 신인시절 올스타전 선발투수 출장과 그해 네셔널리그 신인왕까지 휩쓸었던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기록들 보다 더 가치있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선구자적인 마인드입니다. 사회인 야구선수로서 출전한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획득에 이은, 긴데스 버팔로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뛰어난 실력과 함께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 노모.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서 일본 프로야구 은퇴까지 불사하며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데뷔 첫 해 신인왕과 사이영상 투표 4위까지 오르는 등 토네이도 돌풍을 일으켰던 그는 12년 동안 7시즌을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선수입니다. 대부분의 영광의 기억들은 다저스 유니폼과 함께 만든 것이었고, 아직도 다저스타디움에서는 그의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다저스 역사상 16번을 달았던 투수 중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긴 선수이기도 합니다.

과묵하지만 성실한 자세와 함께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았던 모습은 지금도 많은 팬들이 그를 잊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할 때, 초반 잘 나가던 기세와는 달리 다저스를 떠난 뒤 저니맨으로 전락했을 때도, 그를 향한 회의적인 시선을 불굴의 의지로 멋지게 이겨낸 모습은 모두에게 귀감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한동안 여러팀을 전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빗대어 "no more"라고 조롱할 때도, "난 반드시 재기 할 수 있다"라고 하루에도 수백 번씩 다짐했던 일화 역시 결코 그를 쉽게 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꺼지지 않는 불꽃같은 도전으로 메이저리그에 토네이도 돌풍을 일으켰던 노모.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수많은 일본 선수들이 존재하는 것이며, 좀 더 넓게 본다면 동양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는 시작이었습니다.  

솔직히 명예의 전당에 그의 이름이 남을지에 대해서는 저 역시도 회의적으로 바라봅니다. 다만 가볍지 않은 성품과 출중한 실력을 겸비했던 그에대한 추억은 지금도 가슴 속에 가장 멋진 일본인 선수로 남아있습니다. 그 어느 곳에서 거론 되더라도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던 선수 생활을 뒤로한 채, 이제는 지도자로서 제 2의 야구 인생을 즐기고 있는 노모 히데오. 부디 그의 앞날에 현역 시절 못지않은 열정과 성공이 함께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로스앤젤레스/©다저네이션
dodgernationkorea@gmail.com

















12/23/2018

-[MLB토크] 박찬호의 양키스, 다저스를 만난다.



현재 로스엔젤레스 곳곳에서는 올해 6월(25일~27일)에 있을 양키스와의 홈 3연전을 알리는 광고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정규시즌의 특정한 3연전만을 위한 특별 광고판까지 등장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다저네이션

                           
박찬호의 양키스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구계 안팎에서 떠들석한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세월도 많이 흘러 불혹을 앞두고 있고 예전과 같은 화려함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그의 이름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과정을 돌이켜 보겠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처음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흘러가면서 박찬호는 물론 시장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억측들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쉽게 계약을 체결하는 뉴스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런 것들은 MLB 역시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에 구단이나 선수할 것 없이 모두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었을 것입니다. 

한가지 예로 아직 2년 정도는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마쓰이가 그 가격(1년, 650만 달러)을 받고 에인절스로 갈 때만 하더라도 많은 손해를 무릅쓰고 일찍 계약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입장에서는 일찍 계약을 했으니 그 정도라도 받았다는 의견들이 다분합니다. 최근에 디트로이트와 계약한 데이먼의 경우도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입니다.

즉 좀 더 깊게 생각을 해보면 박찬호는 그간의 과정들에 대해서 그리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더 많은 돈을 원했거나 선발이 탐나서 호기있게 배짱을 부렸다는 등의 얘기들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양키스와의 계약을 한 이 시점에서는 이제 더이상 거론할 필요도 없는 지나간 과거일 뿐입니다. 

이미 돈은 벌 만큼 벌었고, 선발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찬호의 마지막 남은 도전(우승반지)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양키스라는 팀은 굳이 이자리에서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모두에게 잘 알려진 팀이고 오랜 역사와 뛰어난 성적이 함께해온 최고 명문입니다. 

지난해 우승까지 포함, 총 2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으며 아메리칸리그 우승만해도 40번이나 됩니다. 또한 현재 통산승률 1위(.568)를 기록하고 있는 팀 역시 양키스입니다. (2위 샌프란시스코 .538 , 3위 다저스 .524)

현재 양키스를 떠올릴 때면 어김없이 보스턴을 거론하는 팬들이 많겠지만 사실 양키스는 다저스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고의 인기와 함께 전국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은 '가을의 고전' 파트너로서 엄청난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자웅을 겨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과거 총 11번을 챔피언 타이틀을 사이에 두고 만났던 양팀은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성사된 월드시리즈 매치업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결과는 양키스가 통산 8승 3패로서 우위)

다저스와 양키스의 매치업은 작년 플레이오프에서도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물론 수많은 야구팬들은 양 팀의 월드시리즈 매치업을 기대하고 있었으며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가장 보고싶은 월드시리즈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로 가는 문턱에서 2년 연속 필리스에게 무릎을 꿇으며 양팀의 맞대결은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현재 명예의 전당에 보관중인 1956년 양키스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공식 프로그램


하지만 잠시나마 그 아쉬움을 달래줄 두 팀의 대결이 올시즌 중반에 다시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야구팬들은 물론 전세계 수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로서 벌써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고있는 3연전입니다. 다저스가 로스엔젤레스로 넘어온 이후 정규시즌 사상 두번째로 펼쳐지는 양팀의 대결을 위해서 양키스는 이번 6월(25일~27일)에 LA 방문을 앞두고 있습니다.

1981년 마지막 월드시리즈 대결을 끝으로 23년간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두 팀은 이미 지난 2004년에 한차례 정규시즌 맞대결을 펼친적이 있습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흥행의 기폭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버드 셀릭 MLB 커미셔너의 최대 공적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터리그가 도입된 이후, 양팀은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던 것입니다.

당시에도 올시즌과 비슷한 시기(6월 18일~20일)에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은 다저스가 2승 1패를 거두며 화제의 승부를 위닝시리즈로 가져갔습니다. 지터, 에이로드, 지암비, 셰필드 등을 앞세운 창과 가니에가 주축이었던 방패의 맞대결은 결국 좀 더 두꺼웠던 방패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참고로 3연전 동안 나란히 2,3번 타자로 출전했던 지터와 에이로드는 각각 12타수 3안타, 11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올시즌 6년만에 정규시즌 재대결을 펼치게 될 두 팀의 승부는 전보다 더 많은 흥행요소가 생겼습니다. 일단 가장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킬만한 것은 현 다저스 감독인 조 토레와 양키스가 대면한다는 사실입니다. 12년동안 양키스를 이끌며 4번의 우승을 이뤄냈던 조 토레 감독은 돈 매팅리 코치와 함께 다저스로 왔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양키스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섭섭한 대우에 울분을 참으며 자존심을 선택했던 토레 감독으로서는 단순한 3연전을 넘어선 일종의 복수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2010년 스케쥴이 발표된 직후 현지 라디오 KABC790과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힌 토레 감독은 양키스와의 대결에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그저 수많은 경기 중 일부일 뿐이라고 대답을 하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흥행요소는 토레 감독 휘하의 대표 장수, 매니 라미레즈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매니는 보스턴에서 8년을 뛰며 양키스 격퇴에 최선방에 섰던 선수였습니다. 매니의 엄청난 활약속에 2000년대 승부의 무게추는 보스턴 쪽으로 기울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매니가 양키스의 수장이었던 토레 감독과 함께 또다시 양키스를 상대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주목을 받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매니는 올시즌 양키스 전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보스턴과의 대결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흥행요소는 어제부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팬들에게 주목을 받을만한 요소로서 박찬호 선수의 양키스 합류가 바로 그것입니다. 평상시 같으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과의 계약은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다행히 올시즌에는 이번 3연전을 통해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로스엔젤레스 지역의 수많은 한인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컵스와 계약을 했으면 한 경기가 늘어난 4연전에서 박찬호 선수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박찬호 선수 역시 이번 방문을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에도 샌디에고에서의 최악의 피칭 이후 곧바로 이어진 다저스타디움 원정에서 호투를 펼치며 리듬을 찾은 박찬호 선수는 이때부터 한층 안정적인 불펜투수로 거듭나게 됩니다. 마운드에 서면 고향같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던 다저스타디움은 그에게는 20대 시절의 뜨거운 열정이 배어있는 곳이고, 2008년 재기의 기회를 준 곳이기도 하기에 약속의 땅이나 다름 없습니다. 

3주 전 방송사 Fox에서는 이번 3연전 중 한 경기인 토요일(현지날짜 26일) 4시 10분 경기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를 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미리 MLB사무국에서도 전국 생중계를 염두해 두고 스케쥴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 이날 경기는 동부시각으로 토요일 저녁(7시 10분) 경기이기에 황금시간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부시각으로 프라임 타임에 생중계가 될 정도로 이번 3연전에 거는 방송사들의 기대는 팬들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전통의 월드시리즈 라이벌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여러 흥행 요소들과 박찬호라는 이름까지 더해진 이번 3연전은 이제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세계 야구팬들의 관심은 물론 양팀을 대표하는 수퍼스타들의 향연, 여기에 작년 홈 평균관중 1위를 차지한 다저스타디움 팬들의 뜨거운 열기가 함께 어우러질 이번 시리즈가 벌써부터 기다려 집니다.

*본 내용은 2010년 2월 23일 다저네이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된 포스팅입니다. 

/로스앤젤레스/©다저네이션
dodgernationkorea@gmail.com













12/22/2018

-[MLB토크] 박찬호에게 야유하는 다저스 팬? MLB 응원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자


프렌차이즈 선수로서 7년간 필리스의 유니폼을 입었던 랜디 울프. 이번 원정 3연전에서도 필라델피아를 비롯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선수였다. 하지만 친정팀 마운드에 오른 그에게 돌아온 것은 필리스 팬들의 환호가 아닌 야유였다.



이번 2009 NLCS 1차전 직후 국내 각종 야구 사이트나 게시판에서는 한가지 논란이 되었던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1차전에 다저스타디움에서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지킨 박찬호에게 다저스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논란은 2차전에 박찬호가 등판을 했을 때도 가실 줄을 몰랐습니다.

비록 제가 다저스 팬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다저스 팬들을 옹호 한다고 비춰질수도 있겠지만, 그저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런 행위는 MLB 구장에서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하나의 응원 문화입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바로 어제였습니다. 챔피언 시리즈 4차전에 등판한 다저스 선발투수 랜디 울프를 한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울프 같은 경우는 필라델피아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필리스를 사랑했던 프렌차이즈 선수였습니다.

울프는 1999년 필리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7년간을 필라델피아에서 뛰었으며 4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리는 등 필리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에이스급 선발투수였습니다. 2007년 필리스가 14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전까지 암흑기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던 팀을 충실히 지킨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19일 경기에서 이런 울프에게 들려온 것은 환호가 아닌 엄청난 야유였습니다.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도 그를 향한 야유는 극치를 이룹니다. 울프는 알게 모르게 미국인들이 더 좋아하고 챙기는 오리지날 백인인데도 말입니다. (어느분은 박찬호의 경우를 들어 인종차별로 까지 확대 해석을 하시더군요.)

그러나 해당 선수인 울프나, 이걸 바라보는 저를 포함한 현지 팬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위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상대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행위는 그저 그들이 즐기는 야구 문화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구장내 팬들 전부가 그러는 것도 아니고 일부 사람들이 그러는 행위일 뿐더러, 그 일부의 행위 조차도 전혀 문제가 될게 없는 미국의 평범한 야구 문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매년 팀 로스터에 상당수의 얼굴들이 바뀌고, 넓은 대륙에서 30개 팀이나 되다보니 팀의 대스타 및 전설적인 선수가 아닌 이상 전 소속 선수에 대한 애정이 그리 크지는 않다는 것도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겠습니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세이프코 필드를 방문했던 랜디 존슨의 모습. 친정팀 구장을 방문해서도 이런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지역 연고제가 자리잡고 있는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언제나 본인들의 연고팀이 최우선입니다. 홈팀을 위해서는 물리적인 방법이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만 아니라면 사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무슨 일이든지 못할 게 없는 미국 팬들이라고 봅니다.

이것도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올 시즌 리글리 필드에서 필리스의 중견수 셰인 빅토리노가 공을 잡으려고 하자 외야의 한 컵스 관중은 빅토리노의 수비 방해를 위해서 들고있던 맥주컵을 그에게 던져버립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런 행동 자체는 절대로 용납되서는 안되겠지만 그 팬의 마음 만큼은 충분히 이해가 되더군요.

그만큼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홈 어드벤티지가 갖는 힘은 엄청난 것이고, 상당히 중요합니다. 때문에 경기 도중에 일어나는 야유들도 그저 홈 어드벤티지의 일종으로 간주해버리는 시각이 팽배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에도 필리스에게 발목이 잡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다저스 팬들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똑같은 시점에 필리스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저스도 아닌 상대팀에서 전력 투구를 하는 박찬호가 그리 이쁘게 보이진 않았을 것으로 추론해 봅니다. 때문에 경기에 몰입하고 흥분한 일부 관중들의 추태도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박찬호가 그것도 친정팀 팬들에게 야유를 당하는 모습이 국내 팬들이 볼때는 굉장히 섭섭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다른 나라의 다른 문화 정도로만 쉽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 야유 속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친 박찬호 선수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본 내용은 2009년 10월 21일 다저네이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된 포스팅입니다. 


/로스앤젤레스/©다저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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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2018

-[MLB현장] 다저스 팬들은 박찬호를 잊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09 NLCS 1,2차전이 펼쳐진 다저스타디움.지난 시즌에 이어서 리턴 매치를 갖게되는 양팀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의 초점은 아마도 박찬호였을 것입니다.헴스트링 부상 때문에 디비전 시리즈를 건너 뛴 박찬호는 챔피언쉽 시리즈 로스터에 전격 합류하며 마침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1차전 좋은 피칭으로서 필리스의 귀중한 첫승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2차전이 열렸던 16일에도 박찬호는 경기전 팀 훈련에 참가하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현장을 멀리서나마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홈팀인 다저스 선수들의 경기전 연습훈련이 끝난 뒤 필리스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장 싼 좌석(3층)의 티켓을 가지고 있던 저는 아래층에는 못내려가고 이렇게 3층에서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를 느끼며 열심히 줌으로 당겨 찍었습니다.




드디어 필리스 선수들 무리속에서 가장 오른쪽에 박찬호 선수가 보입니다.




1차전 승리 때문인지 필리스 선수단의 훈련 분위기는 밝아보였고 박찬호 선수 역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던중 박찬호는 우측 외야 All-You-Can-Eat 좌석의 다저스 팬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워낙에 멀리있어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박찬호는 일일이 손짓까지 하면서 관중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이어서 가볍게 몸풀기가 끝난 필리스 투수들은 캐치볼을 하기 시작합니다.


간단하게나마 박찬호의 투구폼을 볼 수있는 모습입니다.



캐치볼을 마친 뒤에는 스트레칭이 이어집니다.





다른 선수들은 전부다 잡담 나누고 공가지고 놀러(?) 갈 때, 박찬호 혼자 남아서 트레이너와 함께 10여분간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합니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온힘을 다해서 하나씩 스트레칭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허리도 안좋은 상태에서 허벅지까지 말썽을 일으켜서 그런지 거의 전신을 다 스트레칭을 하더군요.






이제부터 박찬호의 팬들을 향한 애정이 시작됩니다. 사진속에 있는 사람들은 2층 스텐드에 있는 필리스 팬들이었는데 박찬호가 이곳까지 공을 던져주면서 필리스 팬들을 챙기더군요. 이 팬들은 박찬호의 호의에 상당히 고마워하며 큰 소리로 "Thank you~!"를 외쳐댔습니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에는 박찬호 선수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역시 다저스 팬들을 잊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필리스 선수들이 본인들 할 것에만 집중하고 있을때, 박찬호는 중간마다 그의 이름을 외쳐대는 다저스 팬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관중석 꼬마들을 하나 둘씩 불러서 직접 야구공을 건네줄 때는 관중석 전체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지는 흐뭇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다저스타디움은 물론 LA 전체에서도 아직 그를 '다저스의 61번 투수, 박찬호'로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많습니다. 비록 이제 유니폼은 다르지만 그의 등장은 다저스 팬들에게도 큰 이슈이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관중석 여기 저기서 "Chan Ho~~~"를 외쳐대면 그는 어김없이 손을 들어주며 화답합니다. 그리고 야구공에 싸인을 해주면서 그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작지만 큰 의미의 선물을 건내줍니다.







그는 언제나 현지 한국인들에게도 큰 우상입니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에는 많지는 않았지만 박찬호의 이름을 외쳐대는 한국팬들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또다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타디움 마운드 위에 서있는 박찬호.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16년전, 다저스의 61번 유니폼과 함께 그의 도전은 시작됩니다.



저는 박찬호를 통해서 처음 메이저리그를 접하게 되고 그때부터 15년을 한결 같은 다저스 팬으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도 박찬호가 팀을 떠날 때마다 그와 함께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는 항상 박찬호를 응원하면서 이미 제 가슴속에 깊이 스며든 파란색(다저스)과 함께하게 됩니다.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다저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현지 팬들은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날도 그가 등판을 하자 관중석 여기저기서는 박찬호에 대한 얘기들이 들렸습니다.


지금까지 다저스 구단 역사상 61번을 달았던 선수는 단 두명뿐이었습니다. (1958년 Earl Robinson, 1994~2001, 2008년 박찬호) 그 중 하나가 바로 박찬호입니다. 다저스 팬들은 이제 61번 선수로는 박찬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말을 합니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도 모르고 이젠 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박찬호가 부디 은퇴 전에는 다시 친정팀의 61번 유니폼을 한번 더 입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멋진 투구와 함께 박수 갈채를 받으며 다저스타디움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16년전, 꿈과 열정을 간직한 동양인 청년을 기억하고 있는 그 마운드 위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말이죠.



*본 내용은 2009년 10월 19일 다저네이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된 포스팅입니다. 

/로스앤젤레스/©다저네이션
dodgernation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