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세이프코 필드를 방문했던 랜디 존슨의 모습. 친정팀 구장을 방문해서도 이런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지역 연고제가 자리잡고 있는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언제나 본인들의 연고팀이 최우선입니다. 홈팀을 위해서는 물리적인 방법이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만 아니라면 사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무슨 일이든지 못할 게 없는 미국 팬들이라고 봅니다.
이것도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올 시즌 리글리 필드에서 필리스의 중견수 셰인 빅토리노가 공을 잡으려고 하자 외야의 한 컵스 관중은 빅토리노의 수비 방해를 위해서 들고있던 맥주컵을 그에게 던져버립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런 행동 자체는 절대로 용납되서는 안되겠지만 그 팬의 마음 만큼은 충분히 이해가 되더군요.
그만큼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홈 어드벤티지가 갖는 힘은 엄청난 것이고, 상당히 중요합니다. 때문에 경기 도중에 일어나는 야유들도 그저 홈 어드벤티지의 일종으로 간주해버리는 시각이 팽배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에도 필리스에게 발목이 잡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다저스 팬들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똑같은 시점에 필리스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저스도 아닌 상대팀에서 전력 투구를 하는 박찬호가 그리 이쁘게 보이진 않았을 것으로 추론해 봅니다. 때문에 경기에 몰입하고 흥분한 일부 관중들의 추태도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박찬호가 그것도 친정팀 팬들에게 야유를 당하는 모습이 국내 팬들이 볼때는 굉장히 섭섭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다른 나라의 다른 문화 정도로만 쉽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 야유 속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친 박찬호 선수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